맥주를 쪼매 마셨다 그래서 읽다가 이게 뭔 소린겨? 할 수도 있다.
이번 달에는 기회가 많이 들어왔다. 작은 기회들도 들어왔고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는 큰 기회도 들어왔다. 이 기회를 선택함으로써 더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고민하고 생각할 때다. 그리고 체력이 부족해서 잡을 수 있었던 기회를 흘려보내는 일이 없도록 운동 뭐라도 해야겠다.
Devfest University 2021 진행
10월 30일부터 11월 12일까지 GDG Campus Korea의 주최로 Devfest University 2021 행사를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이번 Devfest에는 GDSC Korea도 함께할 수 있게 되어 운영진 자격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었다. 행사 준비와 구체적인 진행 사항, 행사 후기는 Devfest University 2021 종강을 기념하며 를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GDSC Sookmyung은 11월 1일 비어 모각코(부제: 후회없는 월요일 알콜코딩🍻)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했다. 제목은 세상 쿨하게 후회없는 머시기라고 적어놓고 막상 내가 후회했다. 얼굴 시이뻘개진 상태로 스포트라이트 자리에 앉아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당시에는 정말 재밌었겠지만 다음날 되니 나의 작고 소중한 명예와 품위가 걱정되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누가 날 기억하겠냐며 행복회로를 돌리던 와중에 어떤 분께서 혹시 어제 행사 진행하셨던 분 아니냐며 말을 거셔서 너무 슬펐다. 그래도 사고 없이 행사 잘 마무리 해서 참 다행인 것이다.
우리 세션이 끝난 뒤부터는 주로 모각코 방에서 놀았다. GDG 분들이랑 많이 친해져서 듀금의 11번방에서 놀기도 하고 마지막 날 폐회식에서는 반응 잘해드렸다고 리액션상도 받았다. 채팅 열심히 친 것 뿐인데 2만원짜리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주셔서 참 기뻤다. 그리고 이 기프티콘은 오늘 26개의 손편지를 위한 연료로 사용되었다.
맵을 꾸미고 세션을 준비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다른 분들의 세션을 들으면서 배운 점도 참 많았다. 현업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어서 정말 소중했고, 또래의 친구들도 만나서 이런저런 고민 얘기도 하고 진로 얘기도 하다 보니 다들 비슷한 걸로 고민하는구나 생각하며 위로도 받았다.
Devfest를 통해 배운 의외의 것이 있는데, 내 성격이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난 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었다는 거다. 둘이 뭔 차이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만 잘 확보된다면 사람들을 만나는 걸 의외로 좋아하는 그런 성격인 것 같다. 그리고 진짜 의외로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도 말을 되게 잘 건다. 음.. 온라인이라 그런가부다
작고 소중한 Mazandi 개발
내꺼는 민둥산이라 부끄럽다 ..
마잔디를 이틀만에 뚝딱 만들었다.
fastAPI를 빨리 써보고 싶은데 마침 디자인만 해둔 백준 잔디 카드가 생각이 나서 후딱 만들었다. fastAPI는 공식문서에 나와있는 말대로 진짜 가벼웠고, 괜찮았다. 잔디 개발에 그렇게 엄청난 기능이 필요한 건 아니어서 fastAPI의 모든 것을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마음에 들었다. 근데 다음부터는 Typescript로 Node.js 쓸 거다.
처음엔 타임스탬프 데이터를 가지고 네모네모를 그려야 한다는 생각에 환멸이 났는데 막상 해보니까 금방 됐다. 열받는게 아이디어는 항상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 나온다. 이래서 밤에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 낮에 개발하고 저녁에 안하면 자려고 누워도 방금 본 유튭 생각밖에 안난다. 제일 시간이 오래 걸렸던 부분은 타임스탬프를 가공하고, 시간대를 solved.ac에 맞추는 부분이었다. 데이터베이스에 타임스탬프가 UTC를 기준으로 찍히는 줄 몰랐다. 덕분에 좀 헤메다가 KST로 바꿨고, solved.ac가 오전 6시를 기준으로 갱신되는 걸 늦게 발견해서 UTC+3인 모스크바 시간대로 수정했다. 근데 이것도 그냥 몇 시간 헤멘 정도고, 그냥 색 고르는 데 가장 시간 많이 들어갔다.
마자씀니다 리드미에서 가장 별로인 부분이 프로필 카드 예시를 스크린샷으로 넣은 거라서, 마잔디는 좀 라이브로 배포되고 있는 프로필 카드를 보여주고 싶었다. 근데 내 주변에는 플래티넘이랑 골드만 잔뜩 있지 다이아도 몇 명 없고 마스터, 루비는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마스터, 루비들이 상주하는 백준으로 갔다.
되게 당돌하게 글을 썼는데 다행히 다이아, 루비, 마스터분께서 흔쾌히 지원해주셔서 리드미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실버 분도 찾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브론즈, 실버는 문제를 조금만 풀어도 골드로 떠나버리기 때문에 실제 유저 데이터를 예시로 넣긴 좀 힘들었다. 그래서 브론즈, 실버는 Xd로 디자인했던 svg 파일에 애니메이션만 추가해서 가짜 카드를 만들어 넣었다.
마잔디는 원래 Mazastreak이었다. 근데 이름이 너무 입에 안 붙어서 다른 이름으로 백잔디(백준 잔디)를 생각했는데 친구가 왠지 백종원이 만들었을 것 같다고 그래서 마잔디(Maza + zandi)로 수정했다. 근데 솔직하게 이것도 별로다. 근데 이름을 내가 지었으니 좋아해 줘야지 내가 안좋아하면 누가 우리 마잔디 좋아해주나
눈물의 GDSC Sookmyung 후디
GDSC Sookmyung 단체 후드티를 맞췄다. 안그래도 온라인이라서 단합하기 힘든데 옷이라도 맞춰 입어야 소속감도 느낄 것 같다 싶어 후드티를 맞추게 되었다. 저번 활동에서도 후드티를 맞췄었는데 아직까지 잘 입고 있어서 마냥 돈이 아깝지 않았기도 했다. 그리고 같은 옷을 맞춘다는 것에서 오는 소속감도 있고, 활동을 기념할 수도 있으니까
근데 남수연이 바보인 게, 후드티를 주문하면 디자인부터 배부까지 모두 자기 혼자 해야한다는 걸 잊고 있던 거다. 디자인까지는 정말 즐겁게 했다. 대충 남색 후드티에 흰색 자수로 GDSC Sookmyung 로고가 이쯤에 박히면 진짜 예쁘겠다며 행복했었던 것 같다. 집에 후드티가 배송되기 전까지는 행복했다. 배송된 후드티를 보고 이걸 내가 모두 배부해야 된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다행히 코어 멤버 친구가 도와주겠다고 해서 집에서 숨쉰 채 발견될 일은 없게 되었다. 집 방문 기념 선물로 친구가 디퓨저를 줬는데, 뚜껑 여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장식용으로 테이블 위에 뒀다. 친구가 이 글을 안 봤으면 좋겠다.
사실 포장은 별 거 없다. 어제 쿠팡 로켓와우로 주문한 포장용 OPP 비닐에 후드티랑 google developers 굿즈들을 넣기만 하면 되는데, 문제는 우리가 25명의 멤버/코어멤버에게 모두 편지를 써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말로 25명의 멤버/코어멤버에게 하나하나씩 손편지를 작성했다. 다 쓰는 데 거의 4시간은 걸렸지만 이상하게 후회는 안된다. 단 둘이 대화해본 분도 얼마 없는데 내가 이걸 다 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 지원서와 면접 내용부터 이 분이 하시던 스터디 활동까지 다 기억이 났다. 그래서 면접과 지원서에서 좋게 봤던 부분들과 감사한 점, 응원 등등을 적다보니 금방 채워졌다. 글씨를 잘 쓰는 편은 아니라 보기엔 그렇게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읽고 좋아하셨으면 좋겠다.
글 쓰는 건 좋아하는데, 손편지는 진짜 안쓴다. 내 생각을 적는 건 그래도 쉽게 되는데, 누군가에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 적다 보면 이유없이 그냥 울컥하게 돼서 별로 안좋아한다. 살면서 손편지를 완성해본 적은 딱 2번인데 하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처음으로 가족과 멀리 떨어져야 했을 때 적어줬고, 나머지 하나는 상대방한테 주지도 못하고 내가 간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번에 멤버분들께 편지를 써서 드려야겠다 생각한 이유는 내가 제일 힘들 때 1기 리드님께서 엽서에 빼곡히 적어주신 손편지를 받았을 때 정말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받고서 많이 울었었다. 한 번 리드님께 왜 저를 코어 멤버로 뽑으셨냐고, 저학년인 내가 경험 많고 실력있는 고학년 멤버분들께 어떤 도움이 될 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진지하게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때 리드님께선 내 마음을 제대로 읽고 계셨던 것 같다. 내가 겪었던 힘든 시기는 멤버, 코어 멤버분들도 똑같이 겪었거나, 겪고 있거나, 겪을 거라고 생각해서 내가 힘을 얻었던 방법으로 나도 힘을 주고 싶었다. 말이나 컴퓨터 텍스트로도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지만, 사람의 손글씨가 주는 몽글몽글함과 포근함이 있으니까
이렇게 편지를 다 쓰고, 포장도 마치고, 뒷정리도 모두 끝내고 친구랑 뒷풀이할 겸 집 앞에 새롭게 발견한 맛집으로 갔다. 살면서 마시바시 시금치 크림 파스타보다 맛있는 초록색 파스타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게 더 맛있었다. 지금도 자주 가지만 앞으론 더 자주 가야겠다. 단골 해야겠다.
다음주 화요일부터 배부 시작하는데, 제발 후드티가 서로 바뀌거나 없어지는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달 정말 고생 많았고, 다음 달도 즐겁게 보내자 ~!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1월 회고 (4) | 2022.01.30 |
---|---|
2021년 연말정산 (0) | 2021.12.29 |
Devfest University 2021 종강을 기념하며 (2) | 2021.11.12 |
2021년 9-10월 회고 (0) | 2021.10.25 |
GDSC(Google Developer Student Clubs) Lead 도전기 (7) | 2021.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