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2021년은 어떤 해였나요? 저에게는 슬럼프와 성장의 해였습니다. 코로나의 영향 때문인지 2학년 2학기 말부터 시작된 무기력함이 3학년 1학기가 끝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고, 목표도 없이 당장 눈 앞에 놓인 일들만 집중하며 살았습니다.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졌던 시기를 지나 여름방학에 좋은 동기와 선배들을 만나며 방향을 잡기 시작했고, 잘 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진로를 점점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GDSC Sookmyung Lead 일로 정말 많이 힘들었기도 했지만 다양한 유형의 인간관계들을 경험해 보고, 동아리 하나를 하나부터 열까지 설계하고 운영하다보니 스스로가 많이 성장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 한 해는 꼭 1년 회고를 통해서 다시 되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작년 이맘때의 나보다 얼마나 성장했고 괜찮은 사람이 되었는지 돌아보려고 합니다.
💙 잘한 것
1. 다양한 개발자 커뮤니티 활동 경험
교내 프로그래밍 중앙 동아리인 SOLUX부터 ICPC Sinchon / Algos('개발자' 커뮤니티는 아니지만), DSC Sookmyung 1기를 거쳐 지금은 GDSC Sookmyung 2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또래 친구를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데, 동아리와 학회 활동을 하면서 그런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ICPC Sinchon에서는 다른 학교 소속 분들과도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대규모 캠프와 대회도 열면서 혼자라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만한 규모의 행사에 운영진으로서 참여할 기회도 얻었어요. 여기저기서 활동을 하며 느낀 것은 대학 단위의 개발자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교내의 개발자 커뮤니티란 소모임, 학회, 동아리 등등을 말합니다. 새내기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 혹은 개발에 발을 들이는 복수전공생들이 자연스럽게 개발에 관심을 갖고, 모르는 건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같이 프로젝트도 하며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교내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학교 친구나 선배들과 같이 하는 프로젝트다 보니 실패해도 또 다음에 다시 만나서 다른 프로젝트에 도전해볼 수도 있고, 굳이 멀리서 프로젝트 메이트를 찾지 않아도 교내에서 다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GDSC Sookmyung 활동이 끝나도 또 다른 학회나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 같아요.
2. 진로 결정
대학교 졸업 후 대학원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2학년때까지는 대학원 생각도 안했고, 대학원 근처에도 갈 생각이 없었는데 살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3학년부터는 성적에 대한 욕심이 없어져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공부했는데 다행히 예전에 받던 학점들과 비슷한 학점을 받아 간신히 유지는 할 수 있었던 걸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와 가고 싶은 랩실도 어느 정도 정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나니까 해야 할 일도 명확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딥러닝 기초 스터디, 논문 리뷰 스터디도 하고, 휴학하고 나서는 텝스, 선형대수, 텐서플로우 자격증 공부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지금은 스탠포드의 cs224n 강의를 듣고 있어요.
어쨌든 목표는 대학원이지만,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가려고 해요. 감사하게도 내년 초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대학원에 가기 전에 개발자의 삶도 한 번 경험해 보고 가려고 합니다. 솔루션 챌린지 기간과 겹치긴 하지만 휴학하면서 많이 쉰 만큼 이제는 달려야 하는 거겠죠.. 😇
3. 꾸준한 블로그 관리
작년에는 쓰고 싶을 때에만 블로그에 글을 썼는데, 올해는 회고든 공부글이든 좀 꾸준히 써보자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행동하는 양보다 생각하는 양이 훨씬 많은데, 공부하면서 혹은 하루를 보내면서 잔뜩 생각한 것을 글로 정리하니 생각도 정리되고, 글의 흐름에 맞춰 작성하다보니까 내가 어느 부분을 모르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까먹었을 때 다시 읽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ㅎ.ㅎ
내년에도 올해만큼만 블로그에 신경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쉬운 것
1. 운동 부족
걷기 운동 말고는 하나도 안한 것 같습니다. 1학기에는 서울-대전을 왔다갔다하느라 어느 한 곳에 정착해서 헬스장을 다니기 힘들었고, 2학기에는 정말 운동하려고 여기저기 PT 추천해 달라고 그랬는데 아무튼 저희 집 주변에는 괜찮은 헬스장이 없었습니다. 홈트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제가 할 말이 없음
제가 개발자가 되든, 대학원생이 되든 체력이 안되면 아무것도 제대로 못할 거라는 건 알고 있어서 내년에는 정말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무릎이 아파서 정형외과에 다녀온 이후로 운동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
2. 규칙적이지 못한 삶
몇시에 자든 10시 넘어서 일어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되게 계획적으로 살았었는데 요즘들어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학기중처럼 요일별로 정해진 시간에 집중해서 해야하는 일들을 만들고, 그 일들 사이사이에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넣어서 계획표를 짜봤는데, 늦게 일어나니까 계획대로 하루를 살기가 힘들었어요. 집에만 있다보니 집중력도 떨어져서 카페에 가거나 포레스트 앱이 꼭 필요했습니다.
다행인지 뭔지 오전 계획을 만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된다는 걸 얼마전에 터득해서, 오전을 뭘 하면서 보내야 할 지에 대해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내년에 이루고 싶은 것
1. 2021 Solution Challenge Top 50 안에 들기
GDSC Sookmyung 1기에서 같이 Gitribute 팀으로 있었던 언니들이 2021 Solution Challenge에서 Top 50에 진출했었습니다. 와아 🎉~ 저는 다른 일정들과 겹쳐서 함께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는데, Gitribute 소속 언니들 2명과 다른 친구와 함께 이번에 열리는 2022 Solution Challenge에 나가려고 팀을 꾸렸습니다. 다들 한 열쩡 하시는 분들이라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아요. 인생 첫 솔루션 챌린지인데 이번에 나가서 부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cs224n 완강하기
여태까지 챕터 1, 2를 듣고 블로그에 정리했고, 지금 챕터 3을 듣고 있는데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양 정말 많고,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챕터 하나하나를 들을수록 알아가는 것도 정말 많아서 이 강의만큼은 꼭 다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교내 인공지능 학회 만들기
1학기에 시험지 확인하러 모 교수님 랩실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데이터분석/인공지능 학회를 개설하는 걸 생각중이시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GDSC Sookmyung 활동이 끝난 뒤에 저에게 학회를 만들고 운영할만한 시간과 체력과 인류애가 있다면 교수님과 함께 교내 AI 학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부터 같이 학회 운영할 사람들을 몰래몰래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
올 한 해 정말 수고 많았고, 내년에도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꾸준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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