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ICPC Sinchon 총괄진 활동 종료
총괄진으로서의 모든 활동이 공식적으로 끝났다. 회고 2편을 쓰기 전에 1편을 보고 왔더니, 당장 지가 쓸 글 아니라고 별 주제를 다 적어놨더라. 근데 지금 나는 내가 뭘 했는지, 어떤 기록을 만들었는지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 그냥 활동을 하며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후련하거나 아쉽지는 않다. (240xKAKAO 밋업을 제외하고) 마지막 공식 행사인 SUAPC 2021 Summer가 진행될 때에도 마지막 활동이라는 사실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총괄진 중 몇 명과는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고 지내며, 아직까지도 이전 총괄진들끼리 모여 디스코드에서 갈틱폰과 스크리블을 하며 논다.
몇백명 규모의 대회와 캠프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쉽게 경험하지 못할 그런 소중한 경험이다. ICPC Sinchon이 아니었으면 일개 학부생인 내가 언제 기업과 메일을 주고받고(내가 직접 하지는 않음 물론 ㅎㅋ 옆에서 구경함), 후원금도 따내고, 코드포스 오렌지님들의 실물도 뵐 수 없었겠지 싶다. 그래도 ICPC Sinchon 총괄진 활동을 통해 얻은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언제 유대가 끊길지 모르는 가벼운 관계는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업무들을 같이 고생하며 쌓은 동지애 덕분일까, 여기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쉽게 끊어낼 수 없을 것 같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느낀 건 이런 종류의 유대감은 시간이 지나고 철이 들수록 쌓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나에게 참 소중하고 의미있는 집단이다.
아쉬운 점을 얘기해보라 한다면, ICPC Sinchon에서의 활동에 대한 아쉬운 점은 아니긴 한데, 내가 그동안 감투만 써왔던 것 같아서 아쉽다. 난 분명 나서는 것 싫어하고 단체활동도 좋아하지는 않는데 왜 자꾸 뭐만 하면 리더의 자리에 있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근데 INTJ 특징 중에 하나가 단체활동을 극혐하지만 어쩌다 하게 된다면 활동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있었다. 그런가보다. 어쨌든, 언젠가는 이 그룹을 잘 이끌어야지, 구성원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을만한 그룹을 만들어야지, 욕 먹으면 어떡하지 뭐시기 등등의 부담감 없이 그냥 즐길 수 있는 follower의 입장에서 뭐가 됐든 해보고 싶다. 이미 맡고 있는 일들을 때려치고 싶다는 뜻은 아니구.. 😎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Algos 소속 후배가 있고, ICPC Sinchon이 그때까지 유지되고 있고, 마침 운영진을 모집하고 있다 하면 일단 지원해봐도 좋을 것 같다. 만약에 운영진으로 들어갔는데 그지같다? 그러면 '그 선배놈이 약파는 걸 들어주는게 아니었는데 XX' 하고 속으로만 생각하자. 겉으로 표현하지는 말자.
21-22 GDSC Sookmyung 2기 시작 ✨
8월 한 달은 GDSC 활동 계획과 리크루팅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노션 페이지 만들고, 커뮤니티 목표도 생각해보고, 많이 헷갈려하시는 Core Member와 Member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열심히 설명하고, 어떤 활동을 할지 생각해 보고, 내가 원하는 커뮤니티의 모습과 그에 맞는 인재상(?)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OT에서 사용할 게더타운 맵도 만들고, OT 슬라이드와 대본도 짜고, 질문 들어오면 답변해드리고, 면접 질문도 생각하고, 면접도 보고, 결과 발표 메일을 보냈다. 이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3일간 약 40명의 1차 합격자와 30분동안 면접을 봤던 것이다. 면접관이 나 한 명 뿐이라 쉴 수도 없었고, 평가를 대충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내 컨디션에 따라 지원자의 합불이 갈리지 않도록 평가 기준을 자세하게 세워두고 면접에 임했다. 면접이 모두 끝난 주 일요일에는 결국 수액을 맞았다.
지난 1년동안 GDSC 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리드로 선발된 후 구글 매니저님과 다른 학교의 리드분들과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좋은 커뮤니티에 대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8월에는 그것을 말로 구체화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그것이 바로 GDSC Sookmyung의 커뮤니티 목표고, 이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싶었다. GDSC Sookmyung의 커뮤니티 목표는 다음과 같다:
- '함께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커뮤니티
- 스터디와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그래밍 실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커뮤니티
- 열정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먼저, GDSC Sookmyung은 '대학생 개발자 커뮤니티'다. 대학생이라는 틀로 한정한다 해도, 개개인의 실력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의 보폭에 맞춰주지 않는 사람은 커뮤니티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 것이다. 개인의 성장보다 함께 성장하는 것을 원하고, 그것을 커뮤니티의 성장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다. 두번째로, 스터디와 프로젝트는 우리 GDSC Sookmyung의 주요 활동이다. 우리의 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살다보면 그냥 같은 집단에 있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되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능력이 좋아서,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있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의미다. 지금 당장은 그런 파워가 없다 해도, 적어도 우리와 1년을 함께 한 뒤에는 그런 파워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을 원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커뮤니티라, 면접에서의 내 안목이 정확했는지 판단할 길은 아직 없다. 그래도 느낌이 좋다. 1년 뒤에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만한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p.s. 7월 회고의 마지막 부분에 뭔가 적어놓은 것이 있는데, 텝스 공부 말고는 다 실패했다. ㅋ.ㅋ ;흠냐 이번달에 하지 뭐.. 그리고 블로그 포스팅도 열심히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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