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시스템학부 생명정보학 연구실 학부인턴 종료
에브리타임 학과게시판에서 생명시스템학부의 생명정보학 연구실에서 Q-omics라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담당할 학부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맡게 될 업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고, C와 C++, 그리고 Python 개발 경험이 우대 조건이었다. 마침 해당 연구실 교수님의 '생명과학의 이해' 수업을 수강했던 적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별다른 고민은 하지 않고 프로그래밍 경험을 적은 간단한 CV와 성적증명서를 메일로 보냈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 교수님과 약 1시간가량의 미팅을 가졌고, 그다음 주부터 바로 개발에 투입되었다. 성적증명서는 괜히 보냈다. 꼭 드려야 하는 문서는 아니었고, 왠지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아서 보냈던 건데 '학점 높은 애들이 오히려 개발을 못하더라'라는 말만 듣고 왔다. 내가 이 교수님의 편견을 깨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맡은 업무의 주요 내용은 Python 내부에서 사용할 C++ extension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비밀 뭐시기 서약서(정확한 이름을 까먹었다)를 적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못하지만, 속도 개선이 주된 목표였다. 사실 PyQT 관련 일을 맡게 될 줄 알아서 CV에도 Python 관련 개발 경험만 잔뜩 적어놨는데, C++를 다루게 되어서 적잖이 당황했다. C++ 개발 경험은 '거의 없는' 수준도 아닌 그냥 '0'이고, 알고리즘 문제 풀 때 외에는 사용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다행히 그렇게 깊은 수준의 테크닉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에서 C++로 스레드를 처음 사용해 봤는데, 속도가 크게 개선되는 걸 보고 약간의 감동을 느꼈다. 코드는 한 1200줄 정도 짜고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존 코드와 크게 비교될 정도로 속도를 개선해서 뿌듯하다.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으셨던 박사과정 선생님께서 코드 재활용을 엄청 강조하셔서, 그런 부분도 생각하며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 익혔다. 아쉬웠던 점은 우리의 상황에 100% 들어맞는 자료구조를 찾지 못하고 나온 점, 그리고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새벽까지 일을 붙잡고 있었던 점 등이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단점도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랩실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라 초반에는 많이 뚝딱댔는데, 생명시스템과 컴퓨터과학을 복수전공하신 쌤(랩실 분들이 이 분을 쌤이라고 부르신다)과 박사과정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별 탈 없이 한 달을 잘 보냈다. 감사합니다.
1년간의 GDSC Sookmyung 활동 마무리, GDSC Sookmyung 2기 Lead 선발
2년 반 동안의 대학 생활 중 가장 좋았던 경험을 말해보라 하면 고민없이 GDSC Sookmyung 활동을 말할 것이다. Google이라는 이름에 혹해 이틀 동안 열심히 지원서를 깎아 제출했고, 면접 중 나를 좋게 봐주신 리드님 덕분에 멤버로 지원했지만 코어 멤버로 활동할 수 있었다.
1분기에는 코어 멤버로서 알고리즘 스터디를 이끌었다. 당시 진행했던 스터디의 커리큘럼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코어 멤버 분들은 본인만의 주특기를 하나씩 갖고 계셨는데, 나는 개발 쪽에선 주특기랄 게 없었다. 그때가 아마 Javascript를 처음 접한 지 두 달도 채 안됐을 때일 거다. 그래서 나름 1학년 때부터 열심히 한 알고리즘을 주제로 스터디를 이끌어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수요가 꽤 있어서 10명 정도 되는 멤버분들과 함께 스터디를 진행했다. 매주 한 주제씩 총 8주 차 동안 진행되었으며, 시험기간에는 스터디를 쉬었다. 나도 그렇게 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혹시나 질문이 들어왔을 때 답변을 못 해드리면 어쩌지 고민했었는데, 다행히 답변을 못 드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2분기에는 희 언니, 은지 언니, 지연 언니와 함께 Gitribute(깃트리뷰트) 팀을 꾸려 2021 Solution Challenge를 준비했다. 팀이 결성된 시기는 아마 12월 말, 그리고 Solution challenge의 시작은 2월 초였으므로 우리에게는 약 한 달 반의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2월 초에 진행되는 DSC KR Hackathon에 참여하기로 했다. 주제는 '나와 어울리는 눈송이 유형 테스트'.
처음엔 엄청 서먹서먹해서 개발 얘기 외에는 전혀 안했었는데, 매 회의마다 10분 동안 근황 토크를 하기로 한 이후로 많이 친해졌다. 저번 회의 때 얘기했던 주제를 다시 꺼내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도 하고, 황당하거나 즐거운 일이 있다면 그 이야기만 30분 동안 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무박 2일 동안 에어비앤비로 방을 빌려 밤샘 코딩을 진행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서울역 근처로 방을 잡아서 학교 근처의 맛집(신내떡, 몬스터플레이스, 스타동 등등.. 츄릅)이 배달이 되어서, 밤새 먹으면서 개발도 하고, 인생 얘기도 했다. 그렇게 DSC KR Hackathon을 마치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진행된 Solution Challenge에서는 내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여담으로, 깃트리뷰트 팀은 Solution Challenge에서 승승장구하여 Top50 팀에 선발되었다.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깃트리뷰트 디스코드에는 남아있어서 언니들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기에 우리 언니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뿌 🥳
3분기에는 딥러닝 스터디에 도전했다. 머신러닝 능력자 분들이 딥러닝 모델 구현 스터디를 꾸리고 계시길래,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딥러닝 모델 구현 스터디에 들어갔다. 어쩌다가 팀장까지 되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팀을 이끌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 잘 운영되고 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뒤에는 딥러닝 논문 리뷰 스터디로 바꿔서 운영하고 있다. 같이 스터디 하는 분들도 너무 좋은 분들이고, 머신러닝은 처음이지만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공부하려 한다.
그리고... 내가 GDSC Sookmyung 2기의 Lead가 되었다. 지원서에만 일주일 가까이 공을 들였고, 90초 소개 영상은... 영상 어떻게 찍지 고민만 한 달 하고, 찍는 데는 30분 걸렸던 것 같다. ㅎ.ㅎ 구글 커뮤니티 매니저님께서 내 지원서를 좋게 봐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쓰고 싶어서, 지금은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아무튼 지금은 다른 학교의 리드 분들, 그리고 매니저님과 매주 만나며 커뮤니티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21-22 GDSC Sookmyung 활동도 20-21 활동처럼 지루할 틈 없이 알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계획 중이다.
8월에는 지금보다 머신러닝 관련해서 알고 있는 지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NLP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텝스 학원도 좀 등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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