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i8.github.io/2020/03/22/my-goals/
이사하기 전 사용하던 블로그에 올렸던 2학년 1학기의 다짐이 담긴 글이다. 성인이 된 첫 해이기 때문에 목표를 설정하고 어쩌구.. 하는 나름 그럴듯한 이유를 붙였었지만 사실 저 때 공부하기 싫어서 블로그 켜고 글썼던 거였다. 지금도 똑같다. 자바와 리눅스 시험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첫 전공 옵흔북 시험이라 대체 뭘 준비해야 할 지 몰라 평소에 공부하던 대로 했다.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다...) 예전에 써뒀던 2학년 1학기의 목표를 돌아보며 얼마나 이뤘는지 회고해보려 한다.
❄️ 첫번째 목표: 자료구조 A+ - 성공
아버지한테 처음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부터 아버지는 자료구조와 알고리즘만은 꼭 제대로 공부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전공생으로 1년간 살아보며 여기저기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주워들은 결과, 자료구조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능력있는 개발자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푸는 백준 문제도 자료구조 몰라서 쩔쩔 매는데…
목표를 성적으로 잡은 것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딱히 성적 말고는 나의 실력을 평가할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되면 목표를 고치든가 해야지.
우리 학교의 자료구조 수업은 항상 융통성 없고 성적 깐깐하게 주는 교수님이 맡아오셔서 솔직히 A+ 받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근데 예상치도 못하게 코로나가 터지고 중간고사가 취소돼서 원래 무난하게 나오던 과제의 난이도가 급상승해버렸다. 작년에는 링크드 리스트로 부루마블을 구현하는 문제였는데, 올해는 볼링과 윷놀이를 구현하는 과제를 내셨다.
볼링은 그냥저냥 쉽게 구현할만 한 내용인데(예전에 백준에서 볼링 점수 계산하는 구현 문제를 풀었었다) 문제는 윷놀이였다. 전통놀이 특유의 복잡하고 많은 규칙들을 모두 구현해야 했었다. 말을 업어서 같이 이동하고, 잡고, 잡으면 모와 윷이 아닌 말이 나올 때까지 다시 던지고, 모서리에 도착하면 특수 이동 경로를 갖는 등... 게다가 이걸 객체지향 언어도 아닌 C로 구현해야 한다는 사실이 뒷목 잡게 만들었다.
거의 2주를 투자하여 1주는 모델링 + 코드 작성, 나머지 1주는 디버깅을 진행했고, 미련없이 제출했다. 결과는 30점 만점에 30점. 만점자는 110명 중 나 포함 2명이고 평균은 16.5점이었다. 애초에 구현 자체가 엄청 까다롭기도 했고, 윷놀이 진행 중 자꾸 어딘가에서 기발한 버그들이 자꾸 튀어나와서 그걸 다 처리하기는 힘들었을 거다.
반영비율 70%였던 기말고사는 무난하게 나와서 평균보다 약 20점 높은 점수를 받았고, 총점 74.1점으로 A+를 가져가게 되었다. 이 점수로 우리 깐깐하신 자구 교수님의 기준을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A0나 주실까 싶었는데 과제를 만점받은 게 +를 받는 데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물어보니 A+인 사람이 110명 중 5명도 채 안되더라. 어쩌면 내가 A+ 문 닫고 들어간 걸지도...
❄️ 두번째 목표: 매주 3시간 꾸준히 스위프트 - 장렬히 실패
외국어든, 프로그래밍 언어든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 작년 2학기에 C언어 한다고 Python 다 까먹었었던 거 보면(다는 아니지만…) 확실하다.
Swift 코드를 직접 짜는 게 베스트겠지만, 시간이 나지 않으면 남이 짠 코드라도 읽는 습관을 들이자. 애써 공부했는데 까먹으면 억울해서 어떻게 살겠니?
매주 3시간? 스위프트? 그 어느 것도 지켜지지 못했다. 반성한다.
❄️ 세번째 목표: Javascript 그리고 웹 서비스 개발 - 반은 성공
2학년 1학기에 한 건 아니지만, 여름방학에 @jypthemiracle님, 그리고 우리 솔룩스 회장님과 함께한 효창공원 스터디를 통해 Javascript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올렸다(하지만 아직도 프로토 타입이 뭔지 잘 모르겠어). 7주동안 진행한 스터디인데, 백과 프론트를 동시에 구현하는 연습을 하면서 Javascript와 Node.js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무턱대고 들이대보는 막장 스킬(?)도 터득한 것 같다.
웹 서비스 개발은... 겨울방학 때 할게요^^7 진짜!
❄️ 네번째 목표: 성적우수장학금 - 성공
2학기 연속 성적장학금을 받은 결과, 이제 제 돈 다 주고는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60% 할인받아 학교 다니는 삶 너무 좋다(학기 중엔 뒤지게 힘들었다). 이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감 잡았다. 아르바이트 안하고 학교 다니게 해주시는 부모님께 효도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 최근에 동기 언니에게 큰 동기부여를 받아서 수석 자리도 한 번 노려보고 싶다.
받았다! 이번에도 수석은 놓쳤지만 90명 중 3등을 해서 60%를 받았다. 근데 전체학기 성적은 1등이다. 근데 전체학기로는 장학금 안줘서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젠 내 학점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대학원에 가려고 하거나, 교직이수를 한다던지 하는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그냥 열심히 하다보니 나온 성적이라 얘를 어디다가 써먹어야 할 지 도통 모르겠다. 나에겐 자아성찰과 미래 설계의 시간이 필요하다...
❄️ 다섯번째 목표: 꾸준한 운동 - 시도조차 하지 않음
이 항목은 혹시 내가 위의 항목을 모두 다 달성했을 때 잃을 인간미를 고려하여 만들어졌다. 내가 꾸준히 운동을 할 리가 없다.
ㅋ
후기
나름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아보겠다고 노력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그다지 구체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2학년 2학기의 목표를 설정하기에는 이미 2학기가 너무 많이 지나가 버렸지만, 만약 3학년 1학기의 목표나 겨울방학의 목표를 설정할 일이 생긴다면 이 글을 교훈삼아 좀 더 체계적으로 목표를 세워야겠다.
목표한 것 중에서 그래도 딱 절반은 성공해서 다행이다. 뭐 사실 운동 빼면 스위프트 빼고는 거진 다 성공했다. 게다가 가장 원했던 자료구조 A+를 성공해서 뿌듯하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교수님이 평가하는 컴퓨터과학의 핵심 과목이라 성취감이 두 배가 된 듯하다.
그리고... 성적우수장학금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내일이 시험인 게 생각이 났다. 큰일이다. 과거 회고하다 미래 말아먹게 생겼다. 시험공부 마무리가 급한 관계로 글은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다. 이 난잡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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